2008년 10월 16일
하얀 팔orz
리린님이 이런포스팅을 쓰셨길래 하얀 팔에 대해서 생각나는 바가 많아서 저도 몇자 적어봅니다.

제가 좀 쓸데없는데서 트라우마를 키우는 편이긴 하지만(예전 중2병의 흔적(...))
하얀 팔에 대해서는 좀 공포랄까, 신비로움이랄까,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얀 피부, 라기보다는 팔이요. 어쩐지 모르게 이계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해야 하나요.
십이국기에서 타이키를 봉래로 끌어들인것도 건물 사이에서 뻗어나온 산시의 하얀 팔이었고.
백택도에 관한 이야기에서도 나오죠. 집에 있는 모 중국관련 책에서 발췌해보자면,
제갈각이 단양의 태수였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어느날, 사냥에 나간 그는 어느 계곡에서 이상한 것을 보았다. 그것은 아이처럼 생겼는데, 손을 뻗어 인간을 끌어당기려 했다. 제갈각이 거꾸로 그것에게 손을 뻗어 끌어당기니 그것은 바로 죽어버렸다. 나중에 부하가 이것을 신기한 재주라고 생각하여 비결을 물어보았다. 그러자 제갈각은 "이 일은 백택도에 나와있다. 거기는 '두 개의 산 사이에 아이와 같은 정이 있는데, 인간을 보면 손을 뻗어 끌어당겨 가 버린다. 이름은 계낭이라고 한다. 원래 장소에서 끌려나오면 죽어버린다'라고 씌여있다. 나는 다만 이 책을 보았을 뿐이다."
라고 되어있는데, 십이국기를 읽은지 얼마 안 되 저 글을 읽어서인지 아이의 팔 보다는 여자요괴의 새하얗고 부드러운 팔로 느껴졌었습니다. 소설에서 본 산시의 팔 이미지였지만 거기에 공포가 좀 합쳐졌달까요. 무섭지않습니까. 정체를 보이지 않으며, 팔만 뻗어서 사람을 끌어당기는 요괴.
딱 보기에도 우락부락하고 털이 숭숭 난, 보는 즉시 경계심이나 기피감이 들 그런 팔이었다면 오히려 덜 무서웠을텐데, 뻗어나온 팔은 하얀 팔입니다. 부드럽고, 연약하고. 기꺼이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손의 주인이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 하는 문제는 있지만, 워터하우스가 그린 '힐라스와 님프들' 에서도 좀 비슷한 느낌을 받았구요.

물의 세계로 소년을 끌어가 버리는 님프들의 하얀 팔. 계낭이라는 것의 존재를 알고나서 저 그림을 봤었기 때문에 님프들의 아름다운 얼굴보다는 그 하얀 팔에 등골이 섬득해서 견딜 수 없었던 그림이기도 하구요.
두 산 사이. 혹은 사람이 절대 있을 수 없는 좁은 건물을 틈새. 손의 '주인' 자체는 가려진 채 누군가를 부르듯 뻗은 하얀 팔이라는 건, 꽤 오랫동안 저에게 있어서는 사람을 끌고 가 버리는 존재였습니다. 경계 저 너머로 말이죠.
그리고 (아마도)17세의 닐 디란디라뇨!!! 17세의 닐 디란디라뇨orz
게다가 인간이 아닐 게 뻔한orz
따라서 엔딩만 정말 수십번을 돌려보다가 이런 망상을 하게 된 건, 제 잘못이 아니라능.
다 저런 무시무시한 엔딩을 만든 검은물놈놈들과, 17,8세의 닐 디란디라는 엄청 그럴듯하고 후덜덜한 예상을 하신 분들 때문이라능.
[환영(幻影)]
(악의 쌍둥이 10제 중 9)
도플갱어란 독일어로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라는 뜻이지만 그냥 간단하게 ‘더블’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것은 “또 하나의 자신”을 만나는 일종의 심령현상인데, 이르만 독일어일 뿐이지 동서고금을 가리지않고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현대 정신의학 용어로는 오토스카피(autoscopy 자기상환시)라고 한다.
옛날부터 사람에게 영혼은 두개라는 믿음이 있었다. 예를들어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인간의 영혼이 바(ba)와 카(ka)로 나뉜다고 믿었다. 카는 평소에는 그 사람과 함께 있지만 가끔 혼자서 돌아다닐때가 있다. 보통 육체가 잠들어 있을 때인데, 본인은 잠에서 깨어나서 카가 했던 일들을 기억 할 때가 있다, 그것이 바로 꿈인 것이다.
=
모르는 사람의 꿈을 꾸었다.
꿈속의 나는 이미 내가 아니다.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 하고, 모르는 사람을 걱정하고, 모르는 사람을 죽였다.
모르는 사람의 꿈을 꾸었다.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 하고, 모르는 사람을 걱정하고, 모르는 사람을 죽였다.
모르는 사람의 꿈을 꾸었다. 모르는 사람을 죽였다.
모르는 사람의 꿈을 꾸었다. 모르는 사람을 죽인다.
모르는 사람의 꿈을 꾸었다. 모르는 사람을 죽인다. 다시, 모르는 사람을 걱정한다.
나의 카는 도데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
옛날부터 사람에게 영혼은 두개라는 믿음이 있었다. 두개 뿐이다. 네개도 세개도 아니다. 그것은 생명이 만들어진 가장 최초의 순간부터 그렇게 정해져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일란성 쌍둥이는 그 두개의 영혼을 하나씩 나눠 가진것이 아닐까. 나는 닐의 카이고 닐의 나의 카라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함께 있음으로서 각각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다.
헛소리이다.
사람이 깨어 있을 때 자신의 카와 마주치면, 그 사람은 죽는다. 자신의 영혼이 이미 자신 몸 밖에 있다는 것의 갑작스러운 자각. 그것이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간다. 도플갱어의 정체이다.
그렇다면 지난 17년은 무엇이었다는 말인가. 우리는 서로의 영혼이 결핍되었다는 증거와 부대끼면서도 살아있었지 않은가.
그러니까 이것은 단지 꿈일 뿐이다.
닐의 기억이 아니다.
=
바람이 분다.
바람은 저 편에서 들려오는 속삭임이며 동시에 저편과 이편을 가로막는 장막이다. 바람소리에 속삭임은 속삭임만으로 끝난다. 말소리는 닿지 않는다.
바람 속에서 나를 향해 뻗은 하얀 팔. 저것은 나다. 내 카다. 도플갱어다.
나는 열일곱살의 닐의 모습으로 서 있다. 당연하다. 저것은 내 카니까. 내 카의 마지막 모습은 영원히 그때에서 멈추어 있다. 나는 성장했지만 내 카는 자라지 않았다.
바람 속에서 나를 향해 뻗은 하얀 손과 나는 깍지를 끼었다.
이것은 경계다. 저 하얀손이 이끄는대로 가 버리면 편해질 수 있다. 아마도 이것이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깍지낀 손을 풀지 않는다.
이것은 경계다. 넘어가는 순간 그대로 마지막일 것이다. 도플갱어를 죽여야 한다.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다. 깍지낀 손은, 풀지 않는다.
열일곱살의, 나의 카가 얼굴을 쓰다듬는다.
『 』
속삭임이 들린다. 말소리는 닿지 않는다.
『 』
깍지낀 손은, 아직 풀지 않았다.
닐이 웃는다.
“닐.”
아. 너는 죽었구나. 정말로.
나에게는 더 이상 영혼이 없는거라고, 나는 갑자기 깨달았다.
===================
그러니까 라일 디란디, 당장 그 손 놓던가 아니면 니가 이쪽으로 끌어당기던가 해라orz
닐→라일 의 팩트가 라일→닐의 팩트보다 훨씬 커서, 닐의 죽음에 대해 라일이 무덤덤한것도 좋지만,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이글루스 가든 - 건담더블오 피좀 그만 말리라는
# by | 2008/10/16 21:39 | ㅇㅇ 건담 맞음 | 트랙백 | 덧글(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저도 불쑥 튀어나온 흰 팔은 어쩐지 귀신/요괴 같은 게 떠올라요. 특히 물 귀신의 이미지. ...옛 문학에서 원래 물 건너는 것 = 죽음이죠. 공무도하도 그렇고, 망각의 강도 그렇고. (먼 산)
...........근데 세츠나가 어디서 본 것 같았단 말이죠, 라일 디란디씨는(먼뫼) 이놈들이 대체 디란디즈+건담님으로 뭘 찍으려고...!!!!!!!
저놈의 라일 디란디가 양파도 아닌것이 매화를 거듭 할 때 마다 떡밥만 철철 넘치고 속 시원히 뭐 해결되는 건 없는 놈인지라 참 답답만 하구요. 결국 어떤 모습으로 제 안에서 결정되어질 지는 더 두고봐야 겠습니다. 사실 예상하기도 두려워서(....)
흰팔이 정말 억 소리나는 아이템이지 않습니까. 게다가 물귀신은 귀신 중 제일 악질적이죠. 희생자를 끌여들여서 저랑 똑같은 꼴 당하게 만드는 놈들 아닙니까 그거orz
/라일은 닐이 형제이다못해 그냥 어딘가 있는 전설같은 존재로 느껴졌던갈까요...확실히 라일 안에서 닐이라는 존재가 그리 크게[...orz] 차지하고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기본 베이스로 깔려 있다고는 확신합니다. 깔려 있어야만...깔아 놓아...주세요?ㅠㅠㅠㅠ[정줄 하가닥만은 놓고 싶지 않은 비루한 ㄷㅇㄴ 1人
/이름에 무심코 실ㅁ이라고 쓰고 잇었....orz
3화에서 해맑게 횽에대해 궁금해하는 걸 보니 어느멘가에서 본 기억상실 떡밥이 떠오르구요orz 음음 14살 이전의 기억은 없음. 그 이후의 기억도 한 3년쯤? 되는 전설orz적인 형아... ......진짜 록횽(라일말고) 지못미구요orz